rand(life)
능력이냐, 도덕성이냐, 기준의 일관성을 지켜라 ! 본문

정치 이야기는 안 하려 했는데.... 결국 한 마디는 해야겠다.
난 전부터 고위 공직자들을 임명할때, 언론에서 온갖 뒷조사를 다 하며 도덕성에 흠집이 없는지를 찾아 "의혹"제기를 할때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저런 작은 흠집하나라도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털어서 저정도 먼지하나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있느냐 말이다."
능력과 도덕성. 이 두가지를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있을까. 한국사회는 능력을 갖추면서 도덕성까지 갖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일까.
한국사회에서 소위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부동산이 오를 것 같다면 아파트 사고 지방에 땅도 사놓고 좋은 투자정보가 있으면 주식 사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던가. 애들은 좋은 학교 보내기 위해 8학군에 집어넣었다가 좀 크면 외국에 유학 보내고 대충 이런 식으로 사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평소에 자신이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면서 여기에 대해 잘못하는 일이라고 생각 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한평생 자기 맡은 일만 열심히 하고 자기 집장만 하나 하는데만 힘쓰고 자식 교육은 그저그런 사람들에 대해 한국사회는 뭐라고 불렀나?
"꽁생원" "세상 물정을 몰라." 이런 거 아니었나?
그래서 난 개인적으로 이번 이명박 후보에게 언론및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그 관대한 태도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장관이라는 자리,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우리가 도덕적으로 본 받을 만한 사람만이 있을 수 있는 자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국민을 위해 잠시 일하다 그만두는, 국민의 심부름꾼이고 종이다. 그런데 마치 그동안의 사람들이 고위 공직자들의 임명이나 선출시에 보여준 태도는 "종"이 아니라 "왕"을 뽑는 것 같지 않았던가? 얼마나 많은 공직자들이 "도덕성"의 흠집때문에 낙마했는지 위의 표를 보라.
이명박이 잘 할 능력이 있으니까, 그걸 믿어주고 이런 저런 비리나 의혹이 있더라도 묻어주고 5년만 일 시켜보자. 뭐 이런 생각이라면 난 찬성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런 관대한 태도가 이명박에게만 예외적으로 취해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다. 어떤 경우에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능력이 우선임을 강조하는 식으로 --좀 더 콕 찍어 말하면-- 소위 메이저 언론과 재벌등의 입맛에 맞는 대로 놀아날것 같다는 불안감이다.
2002년에 장상이 국무총리인준을 받으려할때, 위장전입등을 문제삼아 결국 부결되었고, 장대환 마저 부결시킨 다음, 결국 인준안이 통과되어 국무총리에 오른 것은 김성수였는데, 그는 과연 한 점 흠결 없는 사람이었던가?
http://www.hani.co.kr/section-003000000/2002/10/003000000200210011850710.html
결국 장상이나 장대환의 낙마는 그들 자신의 도덕성 보다는, 여소야대 국면을 이용해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어 보겠다던 야당들의 전략이 더 큰 이유가 아니었던가?
내가 하고픈 말은 이거다, 능력 있는 사람은 도덕성이 문제가 안된다면, 이제 다음부터 다른 공직자들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지켜라. 능력은 안 시켜봤으니까 모르겠고, 일단 도덕성이라도 흠집이 있어서는 안된다면, 이명박도 안되는거다.
어떤가, 간단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