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life)
[셜록의 제자] 읽다 본문
셜록 홈즈의 팬인 아들 녀석이 서점에서 사 온 책. 정작 사온 책주인은 기말고사 공부중이라 읽을 틈이 없어, 내가 대신 읽어주기로 한다^^
위에서 말했지만, 아들은 셜록 홈즈의 팬이라 그가 주인공인 추리소설은 모두 다 읽어보았다. 더 읽을 것이 없어서 애거사 크리스트의 작품에도 손을 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중학생 남자아이가 읽기에는 크리스티의 작품이 좀 버거운 면이 있다.
그래서 서점에서 "셜록의 제자"라는 제목을 보고 눈이 번쩍 뜨여 사게 된 것. 하지만 작가가 코난 도일이 아니라 실망했다는데 ^^
영문판의 제목은 "The Beekeeper's Apprentice" 번역하자면 "양봉업자의 견습생"정도가 되겠다. 은퇴하고 시골에서 벌을 치며 살아가고 있는 셜록 홈즈를 근처에 사는 메리 러셀이라는 여자아이가 발견하고 둘은 친해져서 스승과 제자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이 책의 가운데쯤에 나오는 문장이 이 책의 내용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는 자네가 나보다 더 셜록 홈즈 같군.
먼치킨 같았던 기존의 셜록 홈즈 시리즈와는 달리, 셜록 홈즈의 인간전인 면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사실적인 묘사처럼 느껴지게하고, 그래서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 마치 실제 셜록 홈즈라는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작가가 여성이어서 그렇겠지만, 등장인물의 심리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여주고 있으며, 기존의 셜록 홈즈 소설에서는 밋밋하여 거의 병풍에 가까웠던 인물들(허드슨 부인이나 정원사등)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디테일한 묘사가 뛰어나다.
셜록의 제자이자 파트너(왓슨처럼 기록자가 아니라)로 금발의 여성을 설정한 것은 이 소설의 인기를 보장해주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메리 러셀이라는 이 여성은 "머리로만"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의 순간에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와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에, 셜록 홈즈와 호흡을 맞추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메리 러셀 시리즈 총 11권을 출간하였고, 올해 열두번째책이 출간된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 번역되어 들어온 "The Beekeeper's Apprentice(셜록의제자)"는 제1권이다.
번역도 깔끔하게 된 편이라 읽기에 좋았다. 나머지 시리즈들도 계속 번역되어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