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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life)
[기담 수집가] 읽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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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다.
의뢰인이 탐정을 찾아온다 --> 사건 설명을 한다. --> 탐정이 추리를 하여 범인을 밝힌다.
물론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아니라 "기담수집"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된다.
기이한 일을 겪은 사람이 카페를 찾아온다. -->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 그 일은 기이한 일이 아니라 간단한 사기(또는 현상)이었다는 것을 밝혀준다.
추리소설과 다른 또 한가지는, 추리소설을 수없이 많이 읽어 본 나로서는 결말까지 읽고 난 다음 처음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읽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소설은 마지막을 읽고 난 다음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잠시 뒤에 설명하겠다.
이 소설은 옴니버스식으로 여섯편의 이야기를 엮어 놓았다. 모든 에피소드는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담수집가의 광고를 본 한 사람이 카페에 찾아온다. --> 에비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에비스는 만족하지만, 히사카가 그 뒤에 숨어있는 속임수 또는 비밀을 밝혀준다.
그리고, 그 설명이 단순하고 명쾌하다. 히사카는 엘큘 포와로, 셜록 홈즈와 비슷한 안락의자형 탐정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몇년전에 일본 드라마 "트릭"을 보고 감탄하였던 적이 있어, 이런 종류의 소설이 시리즈로 만들어져도 괜찮을 듯 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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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 피도 얼어붙을 것 같은 무서운 이야기. 상식을 뒤집어놓을 만한, 믿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한 이야기.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허황된 이야기. 나는 그런 이야기를 찾고 있단다. 자, 이야기 해봐라. 네 기담을
사람들이 자신의 기담을 들려주기 직전에 에비스가 말하는 위의 대사도 매번 에피소드마다 끈질기게 반복되어 읽기 귀찮아진다. 따라서 두 편정도 읽고 난 다음부터는 그 다음의 이야기 진행을 짐작할 수 있어서, 도입부에 해당하는 카페에 찾아오는 부분을 건너뛰거나 설렁설렁 읽고 지나가기 쉽다.
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고 난 다음에는 처음부터 돌아가서 다시 읽어 볼 수 밖에 없다. 건너뛰었던 초반 도입부(카페에 사람이 찾아오는 부분)을 다시 읽어보면, 아주 교묘하게 그 부분을 처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여섯 에피소드의 초반 도입부가 비슷하긴 하지만 모두 똑같지는 않았는데, 그 미묘한 차이의 이유를 마지막 에피소드를 읽고 나면 비로소 알게 된다.
따라서, 이 소설은 이 자체로 완결되는 구조이며, 시리즈로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다. 한 권의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유기적인 구조를 만들어 결국 완벽한 하나의 작품을 보게 된 것은 만족스러우나, 이후 시리즈로 만들어져 비슷한 즐거움을 계속 누리게 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