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life)

"코 앞에서 본 중세" 읽다 본문

감상_평

"코 앞에서 본 중세" 읽다

flogsta 2009. 7. 17. 20:14


코앞에서 본 중세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키아라 프루고니 (길(박우정), 2005년)
상세보기

실제로 내가 읽은 책은 위의 책과는 다른 번역자에 의해 조금 더 일찍 나온 책이다. [키아라 프루고니 지음, 곽차섭 옮김, 도서출판 길]



중세라고하면 흔히 암흑시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르네상스 시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표현이고, 예술 분야에 국한 된 것이 아닐지. 중세시대도 사람이 살았던 시기인만큼, 나름대로 연구와 개선을 거듭하여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들이 많지 않았을지.
이 책에서는 중세시대에 만들어지고 발전한 많은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목인 "코 앞에서 본 중세"는 바로 중세시대의 발명품중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안경"을 의미한다.

이 책의 내용중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1. 안경 발명자가 자기 도시 출신이었다고 주장하기 위해 서로 문헝을 왜곡하고 조작하였다. 그 중 한 사람은 고향 도시에 그 사람의 이름을 딴 건물까지 지어졌다가 20세기에 들어서야 없어졌다.

2. 어떤 사제는 체스를 두다가 자신이 이기는 것이 확실해지면 종을 울려 사람들을 모이게해서 자신의 승리를 보여주었다고. 그러다 사제의 집에 불이 났을때 종을 울렸더니 사람들이 "또 체스 두는구만?"하고 생각하고는 아무도 모이지 않았다고. 어딘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

3. "도레미파솔라시도"로 이어지는 계이름은 성 요한 성가의 가사의 첫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신 분이 있다. 성 요한 성가를 들어볼 수 있게 링크도 걸어두셨으니, 한번 가보자.

4. 대포가 처음 만들어졌을때는 효과적인 대포알 구경에 대해 장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달랐기에 대포마다 크기가 다른 포환을 써야했다고.

5. 말과 소는 해부학적 구조가 다른데, 로마시대에는 소에 씌우는 멍에를 말에게도 씌워 많은 짐을 끌게 할 수 없었다고.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소에게 멍에를 씌으면 목과 가슴사이에 걸게 되는데, 소는 이렇게 걸어도 힘을 쓰는데 지장이 없지만 똑같이 말에게도 걸면 무게가 무거우면 숨이 막히게 된다. 그러다 중세에 들어 "어깨줄"이 발명되면서 말이 끌 수 있는 짐이 세 배나 증가했다고.


과연 이렇게 걸치면 말의 목에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다. 이것이 중세시대의 발명품.


6. 나침반의 발명에 대해 쓴 문장에서 구두점(쉼표) 하나가 잘못 찍히는 바람에 졸지에 나침반의 발명가로 된 사람이 있다고. 그 사람의 기념비가 아직도 서 있다고.

7. 사이렌은 고대에는 날개달린 새의 모습을 한 인간이었는데, 중세에는 반인반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위 그림은 BC 5세기경 항아리에 묘사된 오딧세이와 사이렌의 전설. 사이렌이 새의 모양을 하고 있다.


20세기초, Herbert James Draper의 그림. 사이렌이 인어 또는 온전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위 그림의 출처에서는 사이렌이 인어의 모습을 하게 된데는 프랑스어로 인어를 Siren이라고 부른데에 원인이 있다고 한다.)


8. 중세에 12월6일은 성 니콜라스의 축일이었고, 그 날은 주교복장을 한 어린이가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그러다가 주교복장이 사라지고 빨간색 외투를 입은 뚱뚱이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뀐 지금과는 엄청난 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