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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_평

"황금나침반" 보다

flogsta 2007. 12. 1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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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이 12세 관람가였기 때문에, "황금나침반"도 당연히(?) 12세 관람가일거라 생각한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떼 놓고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을까 궁리했다. 아들을 떼 놓고서라도 보러 가고 싶었던 이유는, 당연히(!) 위 사진에 나온 여인 때문이다. (니콜 ~~~^^*)

하지만, 자세히 보니 전체관람가가 아닌가! 마침 투표일에 개봉하길래 망설일 필요 없이 가족이 다 같이 보러 가기로 예약을 했다.

보고난 첫 느낌은.... "반지의 제왕"의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반지의 제왕 1편을 보았을때 느꼈을 심정을 이해했다고나 할까.
"이게 끝이야?"
집사람과 내가 동시에 말했다.

원작은
Philip Pullman의 3권짜리 소설('Golden Compass' 'The Subtle Knife' 'Amber Spyglass')이다. 그 중 첫권을 영화로 만들었다. 따라서, 이번이 끝이 아니라, 이야기는 다음 2,3편에서 계속 이어진다.

러닝타임 113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을 너무 많이 기울인 나머지, 관객을 충분히 이해시키는데 실패했다. 데몬, 노스폴(왜 '북극'이라고 번역하지 않았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헥스, 집시, 더스트, 아머 베어, 고블러, 인터시즌 등등. 원작 소설에서는 독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몇 페이지에 걸쳐 천천히 설명되었을
이 작품 속 세계의 주요 개념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영화속에서 마구 튀어나오니 영화에 몰입하기가 참으로 불편했다. 영화 맨 첫 부분 나레이션에서 약간의 언급이 있지만, 영화가 시작할 무렵에 짧게 나오는 설명만 듣고서 사람들이 원작의 주요 개념들을 잘 이해하리라고 기대하는건 좀 무리다.  게다가, 이 작품의 주축을 이루는 "평행우주(다중우주)"의 개념도 일반 관객에게는 생소했을것이다.

아머베어끼리의 결투 장면은 100%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되었을 것이고, 그것만해도 엄청난 실감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관객이 이정도에 만족하지는 못할 것이다. 당장 뉴라인 시네마의 전작 반지의 제왕 정도의 스케일을 본 사람들이 이 정도에 만족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다 덮어주고, 영화비가 아깝지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니콜 키드먼의 "
건강에 해로울 정도의 매력"이다. 악역으로 나온 탓에 감정 이입이 안되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그녀의 아찔한 아름다움을 이 영화속에서 제대로 담을 수 있는 캐릭터는 "콜먼 부인"외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긴해도 다음 2,3편을 계속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니콜의 모습을 영화관의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나 혼자 보러 올 수는 없고.... (집사람은 실망이었다고 하고, 아들은 영화관에 오기 전에 TV에서 해 주었던 "김관장vs김관장vs김관장"이 더 재미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