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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시즌 1을 다 보다

flogsta 2007. 9. 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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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선생님이 추천해 주셔서 보기 시작했다. 제목은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위기의 주부들"에서 풍기는 어감이 뭐랄까, 한국 드라마에서 너무나 많이 봐왔던 불륜이나 스캔들같은 소재일 것 같다는 인상이 들어 그동안 일부러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시즌1의 첫화 pilot부터 시작이 심상치 않다.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여자(메리 앨리스 영)가 시작하자마자 죽어버리는 거다. 그리고는 계속 나레이션으로 극을 이끌고 간다. 이런식의 진행은 생소하고 신선했다.

이후의 극의 진행에서 역시나 여자들의 사랑과 질투, 배신등의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처음에 나레이션을 하고 있는 메리 앨리스 영의 죽음으로 제기되었던 미스테리가 중간중간 배치되면서 전혀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를 보고서 누군가 말했다지. "이렇게 손에 땀을 쥐게하는 서스펜스 영화는 처음이다"고. 좁은 동네에 모여 살면서 매일 집안일만 하더러도, 그 속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종류의 위험과 모험이 가득차 있다는게 이 드라마가 말하는 것이 아닐까.  미스 마플은 갖가지 형사 사건에 대해 비상한 추리를 해 내면서도 자신의 털실뭉치를 훔쳐간 일처럼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의 범인을 추리해 내는게 더 힘들다고 했지. 셜록 홈즈가 시골의 한적한 마을을 보며 이런 곳이야말로 사악한 범죄로 가득차 있는 곳일 수 있다고 했던 말도.

벌써 시즌 3 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시즌 1의 마지막에서 메리 앨리스 영의 죽음에 대한 미스테리가 거의 밝혀졌으므로 다른 이야기로 끌어가야할텐데, 어떻게 진행해 나가는지는 모르겠다. "거침없이 하이킥"을 좋아했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단순히 한 회 때우는 식의 에피소드가 많아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쯤에서 그만 보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하지만, 그래도 그 뒤가 궁금하다. 수잔과 마이크의 관계, 가브리엘의 미래, 브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리네트는 직장에서 잘 해 나갈지 등등. 이수연 선생님이 시즌 2를 구입하셨다니 나도 기대가 된다.

브리, 수잔, 리넷, 가브리엘의 네명 (혹은 이디를 포함하여 다섯명)의 여성이 주인공인데, 처음에는 귀엽고 섹시한 가브리엘이 제일 마음에 들었지만, 엉뚱하고 순진한 수잔이 좋아졌다가, 요즘은 브리가 좋다. 브리는 처음에 완벽주의자로 등장하였기에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가정의 갖가지 아픔을 겪으면서 굳세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든다. 첫회에, 아들이 브리에게 불평한다. "엄마는 왜 꼭 이름도 알기 힘든 성대한 요리를 해요? 다른 엄마들처럼 그냥 음식을 먹으면 안되요?" 에구. 그게 행복한 줄 모르니 철이 없는게지.

시즌 2에서 브리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