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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내일은 김제로

flogsta 2007. 3. 31. 08:22

설때 처가에 가기로 했다가 못가고 말았다. 기차나 비행기가 아니라 자가용으로 부산을 처음으로 갔기에, 나나 처나 아이나 지쳐있어서, 또다시 차를 타고 김제까지 가려면 너무 힘들것 같아서 그냥 서울로 와버렸다. 그리고 방학이 다 지나가서 이제야 장모님댁에 가 보려한다.


장모님은 2년전에 여든을 지나셨다.


가실 날이 머지 않은 것 같기에 조금이라도 더 자주 가고 싶은 마음은 처도 나도 그러하지만, 서울에서 김제는 그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고, 10남매라는 형제는 많다면 많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많지도 않아서, 자주 가보지 못한다는 핑계만 머리속에서 맴돈다.


이번에는 꼭 내려가야지하고 몇번이고 벼르고, 이번주에 아이가 아토피가 또 도질 조짐이 보여도 맑은 공기 쐬면 오히려 좋아질거라고 처를 다독거리고는 드디어 내일 출발이다.


처도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 못지 않게 클 터이나, 공교롭게도 낼모레 시어머니가 올라오신다기에 짐짓 미안한 테를 내려고 그러는 것일테다. 처는 막내로 태어나서, 남들이 시장에 갈때 엄마 팔짱을 끼고 가는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장모님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더 깊은 것이겠지.


장모님댁은 김제에서 더 들어간 '화호'라는 시골동네에 그야말로 초가집이어서, 뒷간도 어둡고 깊고 구들은 장작을 때어서 어떤 곳은 뜨겁고 어떤 곳은 차갑지만, 이번에는 장모님댁에서 한 번 자야겠다.


내일 눈이 온다는데 사고 나지 않기를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