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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일보, 어쩌다 이렇게까지? 일제고사 거부한 교사에 대한 보도를 보고 본문

낙서장

ㄷ일보, 어쩌다 이렇게까지? 일제고사 거부한 교사에 대한 보도를 보고

flogsta 2008. 12. 12. 19:11

시교육청 관계자는 “징계를 받은 7명 가운데 한 교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기 아이는 시험을 치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내 일제고사의 문제를 지적하고 시험 응시 여부를 선택하게 한 것이며, 우리 아이에게도 같은 설명을 하고 시험을 보지 않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반에서 나 혼자만 시험을 안 보는 건 부담스럽다’고 해 아이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ㅎ신문2008.12.10)


~ 서울의 한 초등학교 A 교사는 교장 승인도 받지 않고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그는 이 시험을 치르게 되면 성적 결과에 따라 학생, 학교, 지역이 서열화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설명했다. 이 교사는 원치 않으면 시험을 안 볼 수도 있다며 시험 거부를 부추겼고, 그가 맡은 학급의 어린이 35명 가운데 20명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시험 날 다른 교실로 데려가 따로 수업을 했다.

놀라운 것은 이 교사가 같은 또래인 그의 자녀에겐 정상적으로 평가시험을 치르게 했다는 사실이다. 남의 자식에겐 심리적 압박감 운운하며 차별의식을 부추겨 시험 거부를 유도하고 내 자식에겐 시험을 보게 한 것이다. 교사의 말, 몸짓 하나하나를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받아들이는 어린 영혼들에게 이보다 파렴치한 짓이 없다. (ㄷ일보2008.12.12)

굵은 글씨가 두 신문의 태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자신의 아이에게도 "선택권"을 주었음을 표시한 쪽과,  담임반의 아이들은 시험을 못치르도록 "부추기는" 반면, 자신의 아이들은 시험을 치르"게 했다"며 양쪽 의 아이들 모두에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켰다는 암시를 주는 쪽.

이 교사가 자신의 아이도 시험을 못치르게 했다면 기사는 어땠을까?
"자기 자식에게도 시험을 거부하도록 강요하는 파렴치한 모정" 뭐 이런 식의 기사가 아니었을까?


박지원 전문화부장관이 언론사를 방문하거나 언론 관련 행사에 참석할 때 고급 양주를 한 병씩 선물하 면서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다지. 그 뒤의 노무현 정부에서는 "위스키도 돈도 없다"는 말로 언론에 정공하려 했다지. 그래서 언론과의 적대감이 심해졌고. 5년전만해도 ㄷ일보는 ㅈ일보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독재정권의 광고탄압에 맞서 싸우던 언론자유투쟁의 화신!

김대중 정부로 정권교체가 되었을 때 대학을 졸업하고 ㄷ일보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대학동기가 한 말이 떠오른다.
"신문사 작은 행사에도 대통령이나 여권 실세가 참석하거나 축하인사를 해 주더라구. 사람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하고 있어. 이러다가 정통 야당 신문이 여당 신문 되는거 아냐? 라고."

그 말이 이제 예언처럼 실현되었나보다.


p.s. 신문보다가 열받는 일이 많아져서 ㄷ,ㅈ으로 시작하는 신문을 안본지가 몇년 되었기 때문에 그동안 열받을 일도 그나마 덜했는데, 오늘 병원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ㄷ일보의 한 사설이 눈에 띈 것이 화근이었다. 몇시간동안 기억을 되살리고 검색하면서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 이제 다시는 눈에 안 띄기를...